AI 시대, 사라지는 직무와 살아남는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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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채용 공고의 절반 이상이 AI 툴 활용 경험을 우대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없던 항목이 이제 채용 공고 기본값이 됐습니다. 채용 시장은 뉴스보다 빠릅니다. 그리고 그 시장이 지금 꽤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신호를 제때 읽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AI가 내 일을 빼앗는다"는 막연한 불안은 있는데, 정작 내 업무 중 무엇이 바뀌고 있는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채용 현장을 매일 들여다보는 입장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직업이 아니라 업무가 재편됩니다 "AI가 내 직업을 없앤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마케터나 재무 담당자 같은 직무가 통째로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그 직무 안의 업무 구성이 달라지는 겁니다.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인 업무는 AI로 넘어가고, 판단과 맥락이 필요한 업무는 사람에게 남습니다. 문제는 이 재편이 직무 단위가 아니라 사람 단위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같은 마케터라도 AI가 대체하는 업무를 주로 하던 사람과, AI가 못 하는 업무를 주로 하던 사람의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가장 조용하고 위험한 변화는 포지션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같은 포지션에 요구 역량이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내 자리는 있는데 내가 하던 일이 없어지는 상황. 이게 실제로 채용 현장에서 목격되는 패턴입니다. 실제로 줄고 있는 직무, 늘고 있는 직무 채용 시장에서 눈에 띄게 줄어드는 포지션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 기본 보고서를 만드는 업무. 이 역할만 하는 사람을 따로 뽑던 포지션이 통합되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품 설명문, 기본 카피라이팅, 표준화된 보고서 작성을 전담하던 포지션. 이미 많은 회사가 AI로 초안을 잡고 사람이 검토하는 구조로 전환했습니다. 서류 검토, 단순 문의 응대, 표준 프로세스 확인처럼 1차 필터링 역할을 하던 업무. 자동화 속도가 가장 빠른 영역...

연봉 밴드의 실제 구조, 회사가 말 안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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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분위기도 좋았고, 실무진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연봉 협상 단계에서 인사팀 담당자가 딱 이 말을 합니다. "내부 기준상 이 이상은 어렵습니다." 분명히 더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표정은 난처하고 말은 단호합니다. 이게 거짓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무에서 보면 대부분 진짜입니다. 그 "내부 기준"의 이름이 연봉 밴드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회사가 연봉을 감추기 위해 밴드를 쓴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밴드의 1차 목적은 내부 형평성 관리입니다. 그리고 그 형평성 관리가 오히려 채용의 발목을 잡는 아이러니가 현장에서 반복됩니다. 연봉 밴드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중견기업 이상이라면 직급마다 연봉의 최솟값과 최댓값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G3 직급은 4,500만~6,000만 원, G4는 5,500만~7,500만 원 같은 구조입니다. 인사팀 담당자는 이 범위 안에서만 숫자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밴드를 벗어난 숫자를 제시하려면 팀장, 인사 임원, 경우에 따라 CFO까지 결재가 올라갑니다. 그 과정이 길고 결과가 불확실하다 보니, 담당자 입장에서는 협상 자체가 막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구조를 모르면 인사팀이 의지가 없거나 협조를 안 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밴드 자체는 내부적으로는 합리적인 시스템입니다. 같은 직급이면 비슷한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조직 내 임금 형평성을 유지해줍니다. 문제는 외부 시장 가격이 이 밴드를 초과할 때 발생합니다. 채용 현장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딜레마 시장에서 몸값 높은 경력자의 현재 연봉이 해당 직급 밴드의 최댓값에 근접하거나 초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사람에게 의미 있는 인상을 제시하려면 밴드를 벗어나야 하는데, 그러면 내부 형평성이 흔들립니다. 같은 직급 기존 직원들이 더 적게 받는 역전이 생기는 겁니다. 이 상황이 알려지면 내부 불만이 터집니다. 그렇다고 시장 가격을 못 주면 좋은 후보를 놓칩니...

40대 전에 반드시 내려야 할 커리어 결정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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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업무를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났을 때, 50대 임원 한 분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30대에 결정을 너무 오래 미뤘어. 그게 제일 후회돼." 그때는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13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그 말이 수백 명의 커리어를 압축한 문장이었습니다. 노스웨스턴 대학 심리학자 Neal Roese의 연구에 따르면 19세부터 103세까지 370명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이 교육과 커리어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회가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40대 후반이었습니다. 커리어, 가족, 재정 압박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시기입니다. 후회는 행동이 아니라 비행동에서 쌓인다 커리어 후회의 패턴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했다가 실패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이 더 오래, 더 깊이 남는다는 겁니다. "그때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그때 이직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 협상을 했어야 했는데." 이런 후회들입니다. 실무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패턴은 이렇습니다. 30대에 내리는 결정의 상당수가 안정적이고, 익숙하고, 리스크가 없는 쪽으로 기웁니다. 당장은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선택입니다. 그런데 그 선택들이 10년 후에 가장 큰 후회가 됩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것, 협상하지 않은 것, 움직이지 않은 것. 연봉 협상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사람들의 70% 이상은 후회하지 않았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협상 결과가 어땠든 간에요. 시도 자체가 후회를 줄입니다. 30대에 소극적으로 협상한 연봉은 40대 연봉의 기준선이 됩니다. 복리처럼 벌어집니다. 30대 후반이 마지막 분기점인 이유 커리어 전환의 평균 나이는 39세입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30대는 전문성이 쌓이고,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조직 안에서 위치가 잡히는 시기입니다. 동시에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남아...

사내 정치, HR이 목격한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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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이 합의한 인사 로테이션이 당사자 한 명의 움직임으로 뒤집히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프로세스를 다 밟은 결정인데도요. 처음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 솔직히 황당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사내 정치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정치는 나쁜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라, 조직이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요. 정치를 모르면 피해자가 됩니다 조직 안에서 "사내 정치는 절대 안 한다"고 선언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그 태도 자체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 선언이 "조직의 역학을 무시하겠다"는 뜻으로 굳어지면 문제가 생깁니다.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패턴은 이렇습니다. 실력도 있고 성과도 내는데 계속 제자리인 사람. 본인은 억울하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의사결정 구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좋은 제안을 엉뚱한 경로로, 엉뚱한 타이밍에 올렸거나, 영향력자와의 관계가 전혀 없거나.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서도 조직 내 승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성과 외에 상사와의 관계, 조직 내 평판이 유의미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정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의 피해자가 됩니다. 주변에서 하고 있으니까요. 정치력과 실력, 둘 다 없으면 어떻게 되나 실무 현장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실패 케이스는 정치력으로 자리를 채운 뒤,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정치적 감각으로 임원 자리에 오른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고, 예상대로 문제가 생겼습니다. 팀장 때는 팀 안에서 커버되던 것들이 임원이 되면 전략 판단, 조직 관리, 외부 협상처럼 더 넓은 무대에서 노출됩니다. 결정을 내릴 때마다 실무진이 형식적으로만 따랐고, 조직 에너지가 빠졌습니다. 결국 퇴임했습니다. 반대로 정치를 이해하는 능력이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정치적 ...

조직개편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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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내 공지가 하나 올라옵니다. "조직 효율화 및 미래 성장을 위한 조직 개편을 시행합니다." 임직원 대부분은 그 순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또 갑자기네."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갑작스럽게 느껴지지만, 그 공지가 나오기까지 이미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가까운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HR 담당자는 그 극소수 중 하나입니다. 조직 개편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가 조직 개편의 시작점은 대부분 경영진입니다. 사업 방향이 바뀌었거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거나, 비용 구조를 손봐야 하는 상황. 이런 경영상의 필요에서 "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출발합니다. HR은 조직 설계를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이 논의에 초대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두 시각이 충돌하기 시작합니다. HR은 현재 조직의 구조적 문제, 팀 간 협업 흐름, 개편 후 예상되는 저항과 혼란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경영진은 사업 전략, 비용 구조, 주주 기대를 먼저 봅니다. 사람의 감정보다 사업의 방향이 우선입니다. 두 시각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HR이 "이 방향은 임직원 사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라고 의견을 냅니다. 경영진은 듣습니다. 그리고 결국 처음 생각한 방향대로 진행합니다. 이게 나쁜 경영진이라서가 아닙니다. 최종 결정권은 경영진에 있고, 그게 경영진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결정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수습하는 일이 고스란히 HR의 몫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개편 이후 HR이 실제로 겪는 상황 발표 직후 현장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터집니다. "왜 우리 팀이 없어지는 거야?" "이건 말이 안 되잖아." 이 말들이 HR 담당자에게 쏟아집니다. 면담 요청이 줄을 서고, 퇴직 의사를 밝히는 사람도 나옵니다. 실무 현장에서 HR이 가장 소진되는 순간이 바로 이때입니다. 본인...

임원이 외로운 이유, 구조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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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서 임원이 의견을 꺼내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낀 적 있으십니까. 반박은 사라지고, 고개들이 일제히 끄덕여집니다.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처음엔 '저게 권력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임원 인사를 담당하면서 면담을 반복하다 보니, 그 끄덕임이 사실은 그 사람을 가장 고립시키는 신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임원이 "요즘 좀 외롭습니다"라고 말할 때, 그건 엄살이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솔직한 말이 끊기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직급이 낮을수록 주변에 직접적인 말을 해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거 좀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문제 생길 것 같아" 같은 말이 비교적 자유롭게 오갑니다. 팀장 시절에는 동기나 친한 선배가 그 역할을 해줍니다. 임원이 되면 이 채널이 막힙니다. 회의에서 반박이 줄고, 보고서에는 좋은 소식이 많아지고, 나쁜 소식은 걸러져서 올라옵니다. 결정의 무게는 올라갔는데, 그 결정을 검증해줄 사람이 사라지는 겁니다. 이 상황이 쌓이면 임원은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점점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독선의 시작점이 여기입니다. 실무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패턴은, 본인이 고립됐다는 걸 정작 당사자만 모른다는 점입니다. 주변이 조용해질수록 오히려 판단이 옳다고 확신하게 되는 역설이 생깁니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좁아진다 임원이 되면 공유할 수 없는 정보가 생깁니다. 조직 개편 계획, 인력 조정 방향, 사업 철수 검토, 임원 인사 논의. 이런 내용은 확정 전까지 외부에 꺼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임원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팀장 시절 가깝게 지내던 동료가 다음 개편에 영향을 받는다는 걸 압니다. 그런데 말할 수 없습니다. "요즘 회사 어때요?"라는 질문에 "글쎄요"로 넘겨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집니다. 숨기는 게 많아질수록 편하게 ...

좋은 사람이 좋은 팀장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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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착한 팀장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HR 상담을 받다 보면 팀원들의 불만 대상이 항상 권위적이거나 무서운 팀장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우리 팀장님 너무 좋은 분인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몇 번 들으면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팀장은 다릅니다. 그리고 이 차이를 모른 채 팀을 이끌면 팀원도, 팀장 본인도 지치게 됩니다. 착한 팀장이 만드는 조용한 문제들 착한 팀장의 가장 큰 특징은 갈등 회피입니다. 팀원이 불편할까 봐 피드백을 미루고, 윗선의 무리한 요구에 "알겠습니다"를 반사적으로 답합니다. 개인으로서는 배려심 깊은 사람이지만, 팀장 역할에서는 세 가지 문제가 구조적으로 발생합니다. 방향 부재: 모든 의견을 수렴하다 결국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아 팀원이 각자 방식대로 흩어집니다. 책임 공백: 명확한 지시가 없으니 성과가 나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성장 정체: 피드백이 없으면 팀원은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안주하게 됩니다. 실무 현장에서 흔히 목격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팀원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회식을 잘 챙기고, 항상 편을 들어주는 팀장. 그런데 1년 후 팀 성과를 보면 제자리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팀원 면담을 해보면 돌아오는 말이 거의 비슷합니다. "팀장님이 너무 좋으신데, 솔직히 방향을 모르겠어요." 인기와 리더십은 다른 영역입니다. 착한 팀장이 윗선의 압박을 그대로 팀원에게 내려보내는 문제도 있습니다. 방패가 있어야 할 자리에 방패가 없으면, 팀원들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도 팀장의 역할 모호성이 팀원 번아웃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습니다. 직설적인 팀장이 더 신뢰받는 이유 피드백을 돌려 말하지 않고,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바로 말하는 팀장. 처음 그 팀에 들어간 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