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팀장이 됐습니다 — 첫 1년을 버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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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팀장 면담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요즘 어떠세요, 적응은 하고 계시죠?"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네, 잘 하고 있습니다"였는데, 3개월 후에 그분이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팀장이 힘들다는 말을 먼저 꺼내기 어렵다는 걸. 그 이후로 질문을 바꿨습니다.

팀장 발령을 받는 순간, 기쁜 사람도 있고 당황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패턴은, 처음엔 기뻤다가 석 달 안에 당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겁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팀장은 잘하던 일을 더 잘하는 자리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일을 시작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팀장이 되는 순간, 무엇이 달라지는가

발령이 나면 겉으로 달라지는 건 명함과 회의 참석 범위 정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 가지가 한꺼번에 바뀝니다.

  1. 평가받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실무자일 때는 내가 한 일로 평가받지만, 팀장이 되면 팀이 한 일로 평가받습니다. 이 전환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실무를 잘했던 분일수록요.
  2. 관계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어제까지 함께 야근하던 동료가 오늘부터 팀원이 됩니다. 관계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평가자와 피평가자라는 레이어가 하나 추가되는 겁니다.
  3. 정보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조직 개편, 예산 조정, 인력 변동 같은 정보가 위에서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알아도 말 못 하는 정보가 생기고, 이게 처음엔 꽤 외롭습니다.

이 세 가지 변화를 미리 인지하고 들어오는 팀장과 그렇지 않은 팀장의 첫 6개월은 체감상 완전히 다릅니다.

첫 1년에 가장 많이 반복되는 실수는 무엇일까요

HR에서 신임 팀장을 가장 많이 만나는 시기가 있습니다. 발령 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입니다. 이 시기에 들어오는 고민은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첫 번째는 혼자 다 하려는 패턴입니다. 팀원에게 맡겼는데 기준에 못 미치면 결국 본인이 다시 합니다. 팀원은 점점 수동적이 되고, 팀장은 점점 지칩니다. 위임(delegation)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일을 넘기는 게 아니라 결과에 대한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직접 하면 90점인데 팀원에게 맡기면 70점이 나올 때, 그 20점 차이를 감수하고 기다리는 것이 팀장의 일입니다.

두 번째는 모두에게 좋은 소리를 들으려는 패턴입니다. 팀원이 불편할까 봐 피드백을 못 하고, 갈등이 생겨도 덮으려 합니다. 팀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던 팀장이 1년 후 팀 성과는 거의 제자리였던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인기와 리더십은 다른 겁니다.

첫 1년을 잘 넘긴 팀장들의 공통점

그렇다면 반대로, 잘 버틴 팀장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었을까요?

취임 첫 한 달 안에 팀원 한 명 한 명과 개별 면담을 합니다. "요즘 어떠세요" 수준이 아니라, 이 사람이 무엇에 동기를 얻는지, 어떤 커리어를 원하는지, 현재 팀에서 어떤 점이 불만인지를 파악하는 자리입니다. 이걸 하고 나서 팀을 이끄는 것과 그냥 이끄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또 한 가지는 자기 자신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점입니다. 팀장이 지치면 팀이 지칩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관리자급 직장인의 직무 소진(burnout)은 팀 전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번아웃이 온 팀장은 팀원들에게 여유를 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팀장이 오히려 신뢰를 얻습니다. 완벽하게 보이려다가 팀원들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현장에서 반복됩니다.

HR 담당자가 신임 팀장에게 늘 하는 말

신임 팀장과 면담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첫 6개월은 성과를 내려고 하지 말고,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하세요." 팀원들의 신뢰 없이 성과를 내려고 하면 단기적으로는 되는 것 같아도 지속되지 않습니다. 신뢰가 쌓이면 성과는 따라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부서장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제가 어떤 팀장이 되길 기대하십니까, 라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질문을 하는 팀장과 안 하는 팀장의 1년 후가 다릅니다. 팀장 역할을 혼자 정의하려는 것이 가장 소리 없이 위험한 실수입니다.

팀장 자리가 외롭다는 것도 인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정보를 다 공유할 수 없고, 팀원들과는 예전 같은 관계가 되기 어렵습니다. 이 외로움을 부정하면 엉뚱한 곳에서 해소하려 합니다. 인정하고 나면, 그 안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팀장이신 분이라면 이번 주 안에 팀원 한 명과 업무 외의 이야기를 10분만 나눠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지금 본인이 직접 하고 있는 일 중에 팀원에게 넘길 수 있는 게 있는지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하는 게 더 빠르니까"라는 이유로 쥐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게 바로 위임의 장벽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동료에서 팀장이 됐을 때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나요?

A. 관계를 리셋하려 하지 말고, 레이어가 추가됐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평가자 역할과 동료 감각을 상황에 따라 구분해서 운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Q. 팀원에게 위임이 잘 안 될 때 어떻게 하나요?

A. 처음부터 큰 일을 맡기려 하면 실패합니다. 작은 업무부터 맡기고 결과를 확인하며 신뢰를 쌓는 방식이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입니다. 위임의 근육은 한 번에 키워지지 않습니다.

Q. 팀장 첫 해에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이 심합니다.

A. 첫 6개월은 신뢰를 쌓는 시기로 설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합니다. 단기 성과에 집중하다 팀원 이탈이나 번아웃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Q. 팀원에게 피드백하는 게 불편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피드백을 못 하면 단기적으로는 분위기가 좋아 보이지만 팀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좋은 팀장과 모두에게 좋은 소리 듣는 팀장은 다릅니다.

Q. 부서장에게 기대 역할을 직접 묻는 게 어색한데 괜찮을까요?

A. 오히려 이 질문을 하는 팀장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주도적으로 역할을 파악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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