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면,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비슷한 고민에 빠집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인데 굳이 면담까지 해야 하나?" 실제로 퇴사 면담을 형식적인 체크리스트 정도로 여기는 조직이 적지 않습니다. 30분짜리 면담을 10분 만에 끝내고, 이야기를 어디에도 반영하지 않은 채 서류 정리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런데 퇴사자와의 그 짧은 대화가, 재직 중인 어떤 직원과의 면담보다 솔직한 정보를 담고 있다면 어떨까요? 오프보딩을 제대로 설계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 사이에는 생각보다 뚜렷한 차이가 생깁니다. HR 실무를 10년 넘게 하면서 그 차이를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퇴사자가 솔직해지는 이유, 알고 계십니까? 재직 중인 직원이 상사나 조직에 대한 불만을 직접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팀 내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퇴사를 결정한 직원은 다릅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심리적 해방감이 작용합니다. 이 상태에서 진행되는 퇴사 면담은, 조직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던 문제를 드러내는 창구가 됩니다. 팀장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업무 배분의 불균형, 보상 체계에 대한 불만 등이 처음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퇴사 면담은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활용하는 기업이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퇴사 이유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구조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자발적 이직의 주요 원인으로 보수·근로 조건이 지속적으로 상위에 오르지만, 현장에서 실제 퇴사 면담을 해보면 "직장 상사와의 관계", "성장 가능성 부재" 같은 이유가 뒤를 잇습니다. 숫자에 잡히지 않는 이유들이 면담장에서 비로소 드러납니다. 퇴사 면담, 어떻게 준비해...
HR 업무를 10년 넘게 해오면서도 긴급조정권이 실제로 발동되는 장면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법 조문에서나 읽었던 제도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계기로 갑자기 현실 이슈로 부상했을 때, 인사 담당자로서도 적잖이 긴장했습니다. 이게 진짜 발동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니면 협상 레버리지 차원의 언급인지,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뉴스와 꽤 달랐습니다. 긴급조정권, 왜 지금 다시 꺼내 든 걸까 긴급조정권의 역사를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63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단 네 차례만 발동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05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이었으니, 약 20년 전 일입니다. 그만큼 "최후의 카드"로 간주되어 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왜 이 카드가 거론되는 걸까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국내 수출의 핵심 축을 담당합니다. 단순한 대기업 파업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이를 공적 영역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어느 정도 고려된다고 보입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해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위험이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습니다. 발동 요건은 충족됐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발동 요건을 따져보면 논쟁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긴급조정 결정 공표와 함께 즉시 쟁의행위 중단 30일간 파업 전면 금지, 이 기간 내 자율 교섭 우선 진행 조정 실패 시 중앙노동위원회의 강제 중재 절차 개시 중재재정이 내려지면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 부여 문제는 이 과정 자체가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입니다. 실무 현장에서 흔히 놓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는 순간, 노사 간 협상력 균형이 사용자 쪽으로 급격...
어제까지 함께 회식 자리에서 팀장 흉을 보고 서로를 다독이던 동료가, 오늘부터는 제 성과를 평가하고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 상사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팀장이 되면 권한과 책임이 함께 커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현실은 달랐습니다. 책임만 늘어나고 정작 팀원을 선발하거나 평가할 실질적 권한은 거의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로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야 할까요? 책임은 많은데 권한은 없는 파트장의 딜레마 신임 팀장이 겪는 가장 큰 혼란은 '권한 없는 책임'입니다. 저 역시 파트장으로 발령받은 첫날부터 이 모순을 절감했습니다. 팀원을 직접 선발할 수도 없고, 평가 가중치를 조정할 권한도 없으며, 문제가 있는 팀원을 내보낼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실무를 계속하면서 다섯 명의 동료를 '관리'하라는 막연한 지시만 있었을 뿐입니다. 이런 구조는 특히 스타트업이나 100명 내외의 중소기업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조직이 커지면서 급하게 중간 관리자를 세우다 보니, 리더십 온보딩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보딩 시스템이란 신입 직원이나 새로운 역할을 맡은 사람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교육 및 지원 프로세스를 뜻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시스템 없이 "네가 일 잘하니까 팀장 한번 해봐"라는 식으로 업무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제가 맡은 팀은 나이 차이도 거의 나지 않는 동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마케팅 직무 특성상 여성 비율이 높아 관계의 미묘함이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권한도 없는데 어떻게 팀원들을 이끌어야 할까요? 자존감 하락이 부르는 마이크로매니징의 함정 리더가 되면 주변의 기대치가 올라갑니다. 팀장이라는 직함이 생기는 순간, 상사도 동료도 저를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